• 창비 ~하는 소설 시리즈를 좋아한다.
    사실 그중 좋아하는 책은 <가슴 뛰는 소설>이 유일하고 처음 접한 이 책이 정말 좋았어서 생각날 때마다 다른 시리즈도 한 번씩 찾아보게 된다.
    <눈 맞추는 소설>은 강아지, 고양이 등 인간과 그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표지에도 강아지가 그려져있어서 망설임없이 빌렸다.

    “나도 세미 씨 개 기억해. 그 개 이름이 백설기에서 왔다는 것도.”
    “제가 그런 얘기까지 했어요?"
    설기는 겨울에 온 개였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아파트 복도까 지 생크림 더미 같은 눈이 쌓였을 때였다. 세미는 개를 반기지 않 았다. 크게 낙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웃고 싶지도 않고 아무런 힘도 나지 않는데 그걸 하라고 엄마가 저 부담스럽게 귀여운 걸 들 고 온 듯했다. 행복하고 싶지 않았다. 잘 지내고 싶지도 않았다.
    -39쪽,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


    설기를 잃고 세미는 한동안 경의선숲길에 앉아 있곤 했다.
    이제 막 책을 펴 첫 구절을 읽자마자 책을 다시 덮었다.
    감동적이고 슬픈 소재의 단편소설 모음집일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우리집 강아지와 소설 속 강아지 이름이 같다니! (우리집 설기는 매우 건강하다.)
    우리집 설기는 내가 고1 때 가정분양받아온 강아지이다.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부모님이 주시는 압박이 심해서 연락하던 친구와도 연락을 끊고 매일 밥도 거르고 공부하느라 거식증이 온 적 있었다.
    그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찡찡댔는데 진짜 설기를 데려오셨다.
    강아지라면 학을 떼던 부모님께서 내 부탁을 들어주신건가 싶어 잠깐 감동받았는데 나 때문이 아니고 동생이 전교 1등을 해서 선물로 데려온 거였다는 슬픈 뒷이야기가.


    우리집 설기도 풀네임이 백설기인데 소설 속 강아지도 풀네임이 백설기이다.
    우리집 설기는 원래 백 두부가 될 뻔 했는데 당시 같은 반이던 친구가 두부보다 설기가 성까지 붙였을 때 더 어울린다고 해서 설기가 되었다.
    여러모로, 우리집 강아지와 이름이 같아 몰입하며 읽을 수 있는 귀한 소설이었다.
    동물과 인간의 교감, 특히나 어딘가 결핍되거나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인간이 동물에게서 얻을 수 있는 온정과 감정에 대한 소설들이 포함되어 있어 좋았다.

    설기가 가고 나서 세미에게는 지나가는 개들의 발소리를 듣는 버릇이 생겼다. 발톱으로 보도를 살짝살짝 긁으며 걷는 가볍고 빠 른 템포의 스텝들. 그 발소리는 아무리 바쁜 와중에도 세미 귀에 들려왔고 그래서 돌아보면 어김없이 개들이 있었다. 한번 준 마음 을 포기하지 않는 개들이, 그렇게 해서 인간을 믿을 줄 아는 개들 이 설기처럼 기품 있게 걷고 있었다.
    -42쪽,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


    https://youtu.be/WybG8FesMc8?si=KPQQ5Du34Oy9HTde

     

    Colde (콜드) - Your Dog Loves You (Feat. Crush)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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