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의 나... 스물여섯의 나는 서른한살의 내 삶이 이렇게 막막하고 재미없을 거라고 믿지 않았을 거에요."
    "선화 씨도 미래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세요. 지금은 고민이 많지만 5년 뒤엔 웃으며 그땐 그랬지, 할거에요. "
    "그렇게 될까요..."
    "저는 미래에서 보낸 신호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신호요?"
    "엄청 행복할 때 과거에 내가 어떻게 그런 좋은 선택을 했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런 때 어쩌면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 걸 수도 있어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예감 같은 게 들 때요."
    -67쪽

     

    위픽 시리즈 중에 <오로라>, <10초는 영원히>가 블로그 리뷰에 많이 보이길래 읽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부오니시모, 나폴리>는 표지에 적힌 문구만 봤을 때는 개인적으로 읽기 좀 꺼려졌지만ㅋㅋ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글이 많아서 상호대차 신청해서 빌려봤다.
    우리집 앞 도서관에서는 상호대차 처음 신청해보는데 하루만에 와서 놀람.
    앞으로는 예약해서 3주씩 가다리지 않고 상호대차 신청해서 바로 받아봐야겠다.
    작가의 말을 보니 정대건 작가님 실제로 이탈리아 나폴리에 머무른 적이 있다고 한다.
    어쩐지 제목에 나폴리가 들어가는 책이 두 권이나 있더라니! 역시 많은 창작은 경험에서 비롯되는건가.

    미래에서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 지금의 나는 내게 불만족하고 있는 사람, 한 번도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잘 모른 채 길을 잃은 사람이었다. 반면 한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미래를 낙관했다. 나는 그를 닮고 싶었다.
    -68쪽

     


    표지에 적힌 '만지는 것보다 만져지는걸 좋아해요.'는 남주 한의 취향 이야기였다.
    일반화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느낀 한. 교통사고를 당하고 여자친구가 먼저 키스를 해왔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해 더이상 부정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여주 선화는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긍정하며, 미래를 낙관하며 살아가는 한을 닮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난 알고 있어요. 미래에 그게 문제가 아닌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제 문제는 아주 말끔하게 사라질 거라는 걸요."
    나는 그가 가진 낙관에 놀랐다.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난 적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다양한 사람들 중에 이런 제가 있으니까요. 분명히 있을 거에요. 우리는 모두가 고유한 개성을 지닌 우주라는 걸 알지만 때로는 서로를 단순화하잖아요. 저 역시도 다른 사람을 일반화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적어도 든 한 사람만큼은, 마음 맞는 짝만큼은 서로를 고유하게 보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요?"
    -54쪽


    여주 선화의 걱정거리가 내 모습 같아 공감이 갔다.
    크게 보면, 아마 지금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걱정이 아닐까?
    독특하고 싶지만 누구보다 사회가 정한 틀에 안주하는 듯한 나,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은 나, 불안정한 미래를 과연 제대로 그려가고 있는 게 맞는지 두려워하는 나.
    삶의 방향을 잃은 선화는 나폴리로 여행을 가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그곳에서 자유로운 삶을 사는 한을 만나 인생의 궤도가 바뀐다.
    내 인생을 바꾼 한 순간의 선택은 언제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길 참 잘했다 싶은, 미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 (85쪽) 순간들이 있었나?
    언제쯤이면 나도 예전에는 다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했던 것들도 다 과정이었다고 (96쪽) 긍정할 수 있게 될까?

     

    대학 입학, 취업, 그다음은 결혼이라는 과업대로 살아온 내게 그 일은 단순히 이별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내가 너무나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중략) "정해진 경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안 도리 것 같은 게 꼭 내 몸에 갇힌 기분이었어요.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 사고방식으로 평생 살다 간다는 게 싫었어요. 유난이죠?"
    -28쪽

     

     

    https://www.youtube.com/watch?v=-USWc_MiA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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