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 / 희석

요즘 트위터에서 인기 많은 책이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음음 SF인가? 하고 빌렸는데 웬걸. 사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외계인에게 부조리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분량도 총 96쪽으로 진짜 가이드북마냥 얇고 아담한 책이다.

 

 

먼 우주에서 온 여행자 당신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옛날부터 성차별이 만연하긴 했다만, 지금이 과거보다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중략)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전체를 조롱하고 희화하며, 심지어 오프라인 범죄까지 일삼던 이용자들이 우리 사회 각종 요직에 들어서기 시작한 때가 지금이 아닐까.
-53쪽

 

 

목차부터 '서울, 서울 또 서울', '학벌주의 찬양하기', '장애인을 외면하기', '인종차별에 함께하기' 등 아주 고질적인 문제를 비꼬아서 잘 표현해놨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단연, 한국이 점점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성차별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대립구도를 만들어 투우 경기마냥 서로 헐뜯는다.

여기서 저자도 일베와 디시를 언급하는데, 어떤 이슈에 관해 무지하거나 혹은 협소한 관점에서만 판단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말도 안되는 논리를 주입시켜 집단적으로 혐오를 조장하는 데에 이러한 사이트들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차별과 혐오가 주는 맛에 절여져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다함께 멍청해져 가는 사회를 보고 있을 때면 참 많은 생각이 들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