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없는 그림책>에는 가족, 여성, 아이에 관한 시가 많다.
허난설헌에 관한 시도 나온다.
해설을 보면 안데르센의 <그림 없는 그림책>이 언급되는데, 온세상을 비추는 달님이 다락방에 사는 가난한 화가에게 찾아와 자신이 본 풍경을 이야기해주는 단편 모음집이라고 한다.
해설까지 읽고 처음부터 시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의 생각과 상황을 묘사한 시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책이 된 그림과 원화는 왜 늘 조금씩 다른 느낌을 줄까
너희 집 너희 가정 너희 가족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과
구두를 벗고 손을 씻고 아이를 안아올린 너의 심정은 좀 다른 국면일 것이다
그림을 망친 아이처럼 당신이 운다면
다시 잠들 때까지 조금 더 자랄 때까지
세상 모든 그림책을 읽어줄게
미술관에도 박물관에도 수목원에도 다 데려갈게
-76쪽, <잊었던 용기>
뙤약볕 속 무한한
트랙 위를 달리는 너희에게
오렌지색으로 익어가는 뺨
굳건한 다리를 믿는 너희에게
숨통이 조이는 밤
폭염과 폭소가 뒤섞인 교실에서
어제와 내일의 손아귀에서
지루한 왕복을 알 수 없이 견디는 너희에게
이 모든 게 시가 될 수 있다
침 튀겨 돈 번 나는
뙤약볕 속 메마른
마음의 형편을 들키고서 지나치는 중이었다
치고 맑은
물 한 잔이 간절한 너희에게서
다음 주자를 향해 질주하는 너희에게서
-23쪽, <탄력성>
특히 기억에 남았던 시는 <탄력성>이다.
지루한 왕복을 알 수 없이 견디면서도 자신의 굳건한 다리를 믿고 무한한 트랙 위를 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메마른 마음의 형편을 들킨 어른의 독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읽으며 반짝반짝한 청춘과,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꼈다.
알 수 없는 무한한 미래를 자신의 힘으로 당차게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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