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가족과 함께 홍대에 갔다가 본 책인데 표지가 예뻐서 눈이 갔다.
도서관에서 예약하고 보니 출판사가 북크크!
책의 외관 퀄리티가 상당하고 예뻐서 개인 출판인줄 몰랐는데 놀랍다.
개인 출판인데 서점 인기코너에 비치되어있던 것부터 대단하다.

조약돌이 가득했던 바다 말이야
아침의 물결이 칠 때면 눈부시게 반짝였고
저녁의 물결이 칠 때면 반짝이게 눈부셨잖아

바다의 윤슬이 그대로 보여질 때
그때만큼 아름답던 시간은 없을 거야

죽음 후엔 삶을 경험할 수 없으니
조건 없이 주는 감정을 남김없이 사랑하자

우리는 이리도 좁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야

-26쪽, <갈대밭과 암벽>


사랑에 관련된 시가 많다.
분위기는 대부분 여름, 열정, 빨간색.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가독성이 좋고 몰입이 잘 된다.

낭만 속 바닷물 20g
여름 한 스푼 50g
해변 속 뜨겁게 달궈진 조개껍데기 2개
갈대밭에 매달린 꿀 80g

마지막으로 뜨거운 사랑을 함께 8분 동안 구워내면

노을 진 들판에 홀로 남겨진 청춘의 토마토 한 송이가

-42쪽, <토마토 레시피>


<토마토 레시피>를 읽으면서 <위저드 베이커리>에 나오는 레시피들이 생각났다.
책에 나오는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레시피가 좋다.
낭만, 여름, 해변, 갈대밭에서의 추억과 사랑을 구워내면 만들어지는 ‘청춘’이라는 토마토 한 송이.
근래 읽은 시 중에 가장 단적이지만 가장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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